논문 쓰기가 이렇게 어려운줄을 모랐다.

우선, 글을 쓰기 전에 입자물리학 실험에서 논문이 어떻게 쓰여지는지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면.. 

  1. 지도 교수님이 흥미 있는 연구 주제를 대학원 생에게 연구해 보라고 제안한다.
  2. 학생은 일단 잘 모르기 때문에, 지도 교수님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3. 제안을 받고 나면, 그것이 쉬운지 어려운지도 모른체, 본인이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연구를 위한 준비를 차근 차근 해나간다.
  4. 나는 연구 초반에, 연구실에 post doc으로 계신 C박사님께 많은 조언을 얻었다.
  5. 입자물리학 실험에서 사용하는 Tool은 C/C++ 언어이고 linux 환경에서 작업을 하게 된다. 대학원 초반엔 C도 배워야 하고, 리눅스도 배워야 하고, 조교일도 해야하고...연구와 물리를 연결시키는 일은 좀 뒷전이다.
  6. 어쨌거나, 프로그래밍에도 차차 익숙해 지고, 리눅스도 10번쯤 깔아보면, 연구를 위한 준비가 끝났다고 할 수 있다. 
  7. 이제 남은 것은 무시무시한 coding 삽질이다. 학기 초반에는 선배들이 많이 있었으면 내가 이런 삽질을 안해도 될텐데...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할 정도로..  일같지도 않은 사소한 것때문에, 삽질을 많이 했다. (프로그래밍을 잘 몰랐으니까..)
  8. 그래도 혼자서 삽질을 많이 했기에, 이제는 프로그래밍은 어느정도 익숙해 졌다고  생각한다.
  9. 입학하고 3개월쯤?? 지나서, 그동안의 progress를 collaboration들 앞에서 발표를 한다.  미팅이라고 하는 것인데, 내가 참여했던 미팅은 규모에 따라서 이름이 달라지는데, 작은 규모부터 큰것으로 나열하자면, HH meeting -> DCPV/rare meeting -> BAM/BGB. 이렇게 세가지 미팅에서 꾸준히 발표를 했다.
  10. micro group에서 첫 발표후, 가장 큰 meeting에 발표하기까지는 딱 1년이 걸렸다.
  11. 2008년 5월에 BAM에서 발표 한 이후에, 그리고 같은해에 7월에 한번더 발표했다. 발표에서 경과가 좋아서, 국제 학회인, international conference for high energy physics에 발표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논쟁 때문에.. 사실 나는 별 욕심 없었는데, 지도 교수님께서 마구마구 push를..T.T 사실 이때부터 입자연구에 흥미가 떨어졌다. 과연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일종의 입자물리 실험의 노예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할까?
  12. 하긴, 이 시기에 여자친구와의 사이도 안좋아서..(사이가 안좋았다기보다, 나 혼자 괘난 상상을 해서 여자친구에게 상처를 많이 줬던 시기..ㅋㅋ 지금은 잘 지낸다.) 일이 손에 잘 안잡혔던 것 같다. 일본에 두달간 혼자 있으면서 외로움도 정말 많이 느꼈고.. 2008년 11월 연구가 대략 마무리 되어, journal에 발표하기 위한 논문을 준비했는데, 이때부터 또.. 스트레스가 시작되었다.....


스트레스는 대략 이렇다...
여지껏, 2년이 다되어 가도록 지적 하지 않았던 사항들을 이제와서 지적하는
내부의 적들(Belle internal referees)이 너무 미웠다고할까? 나는 이제, 연구를 빨리 마무리 하고,
좀 쉬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자꾸 이것도 해봐라, 저것도 해봐라.....
(속으로, 그렇게 궁금한게 많으면 직접 하지 왜 시켜??... 솔직한 심정으로 이런 생각도 들었고..) 여차저차  referee들과 1차적으로 논문을 뜯어 고쳤다. 단 4장짜리 논문을 고치는데만 메일을 50통 넘게 주고 받았다면, 믿겠는가?  그리고 1월..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collaboration-wide review..
입자물리 실험은 다른 시럼과는 달리, 공저자가 많다. 그나마 Belle 실험은
공저자가 적은 편이다. 대략 150명 정도? Fermi lab에 있는 CDF나 D0의 경우는
공저자가 200명도 넘는다, 앞으로 건설된 LHC의 CMS나, ATLAS는 어떨까?
공저자가 500명도 넘을텐데..ㅋㅋ 논문에 내용보다, 공저자 이름의 분량이 더
많을듯한 느낌??
아무튼 공저가가 많아서.. (한마디로 Belle 실험에 join하고 있는 모든 대학의 교수 및 연구원, 박사과정 학생이 공저자의 candidate이 될 수 있다고 보면된다.) 전체 collaboration을 대상으로 논문 review하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mininum 2 weeks이다.
근데 나는 이것만 2달 넘게 걸렸다.

석사 과정이라 그런지, 정말 엄청 빡쎄게 training 시키면서, 논문 검열을 한다.
박사과정도 아니고, 석사생이 이런 빡쎈 training을 받으니까.... 정말 울고 싶고..
하루에도 숨어버리고 생각이 한두번 드는게 아니다.
심지어, e-mail을 통해서 collaborator들의 comments및 suggestions들이 오니까.
e-mail 노이로제도 걸리는 듯 했다. 아직 논문이 끝나지 안았기 대문에, 노이로제에서 완전히 벗어 났다고 할수 없다. 그래도 어쨌거나 2달동안 review를 했고..
referee committee 중 가장 영향력 있는 Prof. Alan이 Authorship Confirmation 단계로 넘어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고, 며칠전부터 투표를 시작 했는데...

이게 왠걸.. 저~~ 안드로메다에서 있는 아주 똑똑하신 천재님께서,
나의 분석 방법이 맘에 안든다고 첨부터 다시 하란다.
난 이제 곧 졸업해야 하는데 말이지.. 뭐 이제는 졸업하니까.. 그렇게
stressful하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끝마무리를 잘하고 떠나야지.. 라는 생각에는
긍정적인 결론이 나지 않을 듯한 예감도 들고...

그렇지만, 지도 교수님께서, "좋은 조언에 정말 고맙지만,
지금 이 학생은 곧 졸업을 할 예정이고, 당신의 그 조언은 연구를 시작한지 2년이 지난 지금에는 시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그 제안은 다음세대의 project로 남겨두는 것은 어떻겠냐?"라고 메일을 보내주셨다. 교수님 감사합니다^_^

좀 기쁘기도 한데, 아직 답장이 안와서.. ㅋㅋ 뭐라 답장이 올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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