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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과학/데이터 분석 실습

무한도전 - 심장박동으로 식스맨의 기분을 측정하다.

by 경성현 2015. 3. 29.

무한도전이 1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멤버인 식스맨(여섯번째 멤버)를 뽑는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주 (2015년 3월 28일) 방송에서는 오디션 과정에서 식스맨 후보들이 "애정어린 쓴소리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또는 민감한 질문들을 거짓없이 대답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심박수(Heart Rate, HR)를 측정하고 그 수치를 방송 화면에 함께 보여줬다. 

사실 방송에서는 고급 분석을 사용해서 심박수를 분석하지는 않았지만, 심박수가 높아지고 있음으로 악플을 읽고 있는 식스맨 후보의 짜증과 불쾌감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심장박동은 우리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몸의 자율신경계의 길항 작용으로 조절되는 생체반응이다. 따라서 스스로 조절이 불가능한 흥분된 감정 상태가 되면 교감신경이 활발하게 활동하게 되고, 이것이 심장박동을 증가시키는 주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심장박동이 높아진채로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니고, 자율신경계의 신비로운 길항작용에 의해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심박수를 시계열 데이터의 형태로 얻으면 다양한 지표를 계산할 수 있고, 여러 지표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면 감정 상태를 더욱 잘 예측할 수도 있을 것이다.


ECG 또는 PPG를 이용한 심장박동 측정 

본래 심장 박동은 Electrocardiogram (ECG or EKG from Greek: kardia, meaning heart) 을 통해서 측정해야 가장 정확하지만 최근에는 손가락 끝의 모세혈관 내의 동맥혈량의 변화로 심장박동을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광혈류량량검사Photoplethysmogram (PPG)를 이용한 방법도 있다. 무한도전에서 보여진 심박수 측정 방법은 이 PPG 를 이용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심박수의 측정 단위는 분당 심박수로 영어로는 beat per minute (BPM)을 사용한다. 단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본래 심박수는 1분동안 박동횟수를 측정하고 그 횟수를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의료기기나 웨어러블 장비에서 측정되는 심박수는 연속적으로 측정되는 심장박동 간의 시간 간격 (RR interval)으로 1분 동안 측정되었을때를 가정하여 매 심장박동이 발생할때마다 심박수를 계산해 준다. 가령 아래 그림에서 처럼 첫번째 심장박동과 두번째 심장박동 간의 시간 간격이 845ms라고 하면 이때의 심장 박동은 60/0.845bpm이 된다. 즉, 71bpm 이 된다.

위의 그림과 같이 ECG로 측정되는 심장박동 신호는 아주 강한 peak 값(QRS complex의 R값)을 나타나지만 PPG로 측정되는 펄스 신호에서는 peak 값이 보여지기는 하지만 ECG 처럼 강하지는 않다 (아래 그림 참고). 하지만 ECG의 RR-interval 값과 PPG의 peak to peak interval 값으로 HR을 측정했을때의 상관계수는 거의 0.98 정도 이미 많은 연구에서 증명되었다[1]. 물론 부정맥 등 심장계 질환을 가진 환자의 경우에는 PPG 신호로 HR을 계산 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주의해야 하는 것은 ECG는 심박수를 전기적 신호로 측정하는 것이고, PPG는 동맥혈의 변화를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개의 신호 간에는 time delay가 발생함을 인지해야 한다. 정확한 timing을 요구하는 연구에서는 PPG로 HR을 측정하는 것이 무리가 있지만, 정상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또는 실험)에서 5분동안 (혹은 그 이상) 연속 측정한 데이터로 심박변이도(Heart Rate Variability, HRV) 등을 측정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PPG의 장점

그렇다면 ECG에 비해 PPG의 장점은 무엇을까? ECG는 왼쪽 가슴에 전극을 부착하여 측정하는 것이 QRS complex를 측정하기에 가장 정확하고, 그 밖에는 양쪽 손목에 +전극와 -전극을 부착하고 발목에 그라운드 전극을 부착하여 측정하는 것(또는 양쪽 발목에 전극을 부착하고 가슴이나 손목에 그라운드 전극을 부착하여 측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ECG는 몸에 전극을 부착해서 신호를 측정하기 때문에 (전극 부착으로 통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불편하기도 하고, 측정중에 발생하는 몸의 움직임이 곧 잡음으로 측정될 수 있다. (전류가 흐르는 전선이 움직이게 되면 전자기장이 발생하기 때문에 신호에 교란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ECG 측정을 위해서는 항상 몸의 양쪽에 전극을 부착해야 한다. 따라서 가령 양쪽 손목에 전극을 부착하게되면 측정중에는 손으로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 하지만 PPG는 빛센서를 이용하고 한쪽 손가락 끝이나 귓볼에 센서를 착용하면 바로 측정이 시작되고, 빛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움직임으로 인해 유도전류가 발생하여 생기는 잡음으로부터 자유롭다. 하지만 센서를 착용한 손을 번쩍 들어올리는 행위를 한다면 혈액의 흐름이 갑자기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PPG 신호가 제대로 측정 되지 않는다. PPG 센서는 뛰거나 과도한 움직임을 제외한 일상 생활 중에서도 신호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최근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들에서는 PPG 센서의 장점을 살려서 간편하게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웨어러블 헬스케어 분야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 기대해 본다.


Reference

[1] G. Lu, F. Yang, J.A. Taylor, and J.F. Stein, A comparison of photoplethysmography and ECG recording to analyse heart rate variability in healthy subjects, Informa healthcare 33(8), p634-641 (2009).